진료시간안내
- 월화목금 09:00 ~ 19:00
- 수요일 09:00 ~ 13:00
- 토요일 09:00 ~ 14:00
- 공휴일 휴진
- 일요일 휴진
- 점심시간 13:00 ~ 14:00
수요일 오후 휴진합니다. 공휴일,일요일 휴진합니다.
홈으로
배우 故 최정우, 생전 '구안와사' 앓아…어떤 질환일까?
jtbc 드라마 '옥씨 부인전' 등에 출연했던 중견배우 최정우(68)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며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정확한 사인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고인이 생전에 '구안와사'로 어려움을 겪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안면마비 질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구안와사는 얼굴 근육을 움직이는 안면신경 기능에 염증 등의 이상이 생겨, 한쪽 얼굴이 마비되는 상태를 말한다. 조기에 적절히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회복이 가능하지만,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신경 손상이 심해져 후유증이 남거나 마비 증상이 영구화될 수 있다. 구안와사란 어떤 질환이며, 주요 증상과 치료법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구안와사의 대부분은 특별한 원인 없는 '벨 마비'
사람의 얼굴 근육은 '안면신경(제7뇌신경)'에 의해 움직인다. 이 신경은 뇌에서 시작해 귀 뒤를 지나 얼굴 각 부위로 뻗어나가며, 눈을 깜빡이거나 입꼬리를 올리는 등의 다양한 표정을 짓게 한다. 구안와사는 이 안면신경에 이상이 생겨 한쪽 얼굴의 움직임이 마비되는 질환으로, 크게 '중추성 안면신경마비'와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로 나뉜다.
중추성 안면신경마비는 뇌졸중, 뇌종양, 뇌염 등으로 인해 뇌 속 안면신경 경로가 손상되면서 발생하는데, 전체 안면마비 중에서는 비교적 드문 편이다. 대다수는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로, 얼굴 부위의 안면신경 자체에 이상이 생기는 경우다. 이 중 특별한 외상이나 질환 없이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경우를 '벨 마비(bell's palsy)'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구안와사는 벨 마비와 같은 의미로 사용된다.
벨 마비는 염증 등으로 인해 안면신경이 손상되면서 편측 안면 마비가 점점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초반에는 귀 뒤쪽의 묵직한 통증이 발생할 수 있고, 이후 물 마실 때 입에서 물이 새거나 얼굴 표정이 비대칭이 되는 등 점진적인 마비 증상이 나타난다.
신경과 전문의 이한승 원장(허브신경과의원)은 "벨 마비의 경우 눈을 깜박이기 어렵고, 입이 반대편으로 돌아가는 증상이 대표적이다. 또한 병변 쪽의 혀 미각이 둔해지거나 귀에서 윙윙거리는 소리가 들릴 수 있다"라며 "심한 경우 콧물, 눈물, 침 분비 조절 기능에도 문제가 생긴다"라고 설명했다.
벨 마비만 있는 게 아니다…다양한 구안와사의 원인들
구안와사는 벨 마비 외에도 여러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람세이 헌트 증후군(ramsay hunt syndrome)'이다.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재활성화 돼 안면신경을 침범하면서 발생하는데, 벨 마비보다 통증이 심하고 회복이 더디며 후유증 발생률이 높다.
람세이 헌트 증후군은 안면신경이 지나가는 귀 안쪽 부위에서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활성화되어 발생하기 때문에, 귀에 물집이 생기거나 통증, 이명, 어지럼증 같은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이비인후과 전문의 오승은 원장(더힐이비인후과의원)은 "귓바퀴에 포진이 생겼다면 람세이 헌트 증후군으로 발전해 청력이 감소되고, 얼굴 신경의 일부가 마비되는 등 큰 질환으로 발전할 수도 있으므로, 방치하지 말고 즉시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라고 전했다.
이 외에도 중이염, 귀 수술 후 합병증, 측두골 골절, 두개 내 종양 등 귀 주변 구조물의 손상이나 염증이 안면신경을 압박해 마비를 유발할 수 있다. 당뇨병성 신경병증, 사르코이드증 등의 전신 질환, 외상, 성형수술 부작용도 말초성 안면신경마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중추성 안면마비라면, 마비 증상이 있더라도 눈 깜빡임이나 이마 주름 움직임은 유지되고, 주로 입 주면에서 증상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또한 팔·다리의 마비, 보행 장애, 언어 장애 등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될 수 있으므로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벨 마비, 조기 치료 시 90% 이상 회복...과로·스트레스 피해야
안면마비가 발생하면 말초성과 중추성 여부를 신속히 감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로 판단되면 청각 검사, 누액·타액 분비 검사, 신경전도검사 등을 시행해 마비 정도를 확인하고, 난청이 있거나 원인을 추가로 확인해야 할 경우 ct나 mri 등 영상검사를 시행한다.
이비인후과 전문의 권오진 원장(핑이비인후과의원)은 "벨 마비의 경우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으면 6개월 이내에 90% 이상이 완전히 회복된다"라고 설명했다. 벨 마비의 경우 안면신경의 염증과 부종을 줄이기 위해 스테로이드제를 가급적 72시간 이내에 투여해 회복률을 높여야 한다. 항바이러스제는 바이러스 감염이 의심될 때 보조적으로 함께 사용되기도 한다.
람세이 헌트 증후군은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직접적인 원인이므로, 스테로이드제와 항바이러스제를 병용하는 것이 표준 치료로 권고된다. 치료 시작이 늦어질수록 청력 손실이나 안면신경 후유증 발생 위험이 커지므로, 빠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중추성 안면마비는 얼굴 신경의 문제가 아니라 뇌 자체에서 문제가 생긴 것이므로, 뇌 질환의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고 그에 맞는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권 원장은 "원인 질환을 얼마나 빠르게 진단하고 치료하느냐가 회복 여부를 좌우한다"라며 "설령 원인 질환이 호전되더라도 안면마비 증상은 남을 수 있기 때문에, 입이 돌아가는 증상이 나타나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정밀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빠른 치료만큼 중요한 것이 평소 생활습관이다.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를 예방하려면 면역력을 유지하고 과로·스트레스를 피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이한승 원장은 "신경은 수면 중 회복되므로 하루 7시간 이상 푹 자는 것이 좋다"라며 "얼굴을 심하게 누르는 등의 압박을 피하고, 신경 통로가 손상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